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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히 놀랄만하다.
전 세계가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에 주목하고, 해외 유명 시상식에서는 너나할 것 없이 수상 세로모니로 양손을 엇갈린 채 말춤을 춘다. 대한민국 정서로만 이해할 수 있는, 강남의 고급스타일을 표방한다는 B급 스타일의 가사와 춤이 전 세계 곳곳을 들썩이게 할 만큼 춤바람을 일으키는 중이다.
외국인의 입장에서 보자면 강남스타일의 가사내용과 뚜렷한 흐름은 모르지만 과한 제스처와 울퉁불퉁한 몸매로 자신만의 음악을 즐기는 싸이의 자유분방한 음악세계는 그들 눈에도 꽤 흥미로운 모양이다.
싸이는 최근 미국 LA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음악 시상식 '2012 MTV VMA'에서 유튜브 스타로 소개되며 등장했다. 한국말로 “기분이 너무 좋고 행복하다”고 밝힌 그는 “죽이지?”라는 질문으로 당당하게 선 채 해외 스타들과 관객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한국 콘텐츠 중 처음으로 유튜브 조회 수 1억 건 돌파를 앞둔 상황에서 싸이를 향한 이색적인 시선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의상과 안무, 표정, 상황설정마저 강남스타일을 정면 배치한 듯한 모양이다. 점잖아 보이지만 놀 때 놀고 근육보다 사상이 울퉁불퉁한 사나이로 겉모습보다 내재된 매력을 소개하는 그의 생경한 스타일은 외모지상주의와 스펙에 의존하는 사회에서 ‘진짜 강남스타일’이란 만들기 나름이라는 이론을 멜로디에 붙여 완성했는지 모를 일이다.
그래서 내세울 만한 경제력이나 외모나 스펙도 없는 사람들 누구나가 들어도 자신의 이야기인 것처럼 공감을 사고, 내세울 게 있는 이들이 들어도 흥얼거림의 소구력은 작동하는 콘텐츠로 각광받는 이유일 것이다.
더욱이 매니지먼트의 마케팅에 의존하지 않은 채 오로지 유튜브와 SNS(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서 자생적으로 전 세계에 인기를 확산한 것만으로 싸이의 저력을 확인하는 한편 한류의 음악적 성과에 긍지마저 느껴진다.
싸이는 ‘강남스타일’ 신드롬과 관련해서 “데뷔 11년 만에 처음 전성기를 맞는데 지금 반응을 잘 다뤄서 국위선양하고 싶은 마음과 욕심내지 말자는 두 가지 감정이 교차한다”며 YG엔터테인먼트 소속사를 통해 소감을 밝혔다.
미국 CNN, 월스트리트 저널, 시사주간지 타임 등 해외 언론 소개뿐만 아니라 저스틴 비버의 러브콜로 미국을 방문해 LA다저스 구장 방문, 케이블 아침 프로 ‘빅 모닝 버즈 라이브’ 출연 등 인기를 몸소 확인 중인 싸이의 상승곡선이 어디까지 치솟을지 무척 궁금해진다.
빌보드에서도 SNS상 인기 뮤지션을 대상으로 순위를 매긴 ‘소셜 50’ 차트에서 1위와 월드앨범 차트 2위까지 진입한 만큼 그가 베이스로 돌아오기까지의 여정은 더욱 바쁘고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는 “비와 여러 아이돌 그룹 후배들이 국위선양을 하고 돌아오면 고생 많았다고 술을 사주던 사람이었다”며 “미국 거리를 다니면 날 알아보지 못하지만 선글라스를 쓰면 몇 천 명에 한 명은 알아보는 것 같다”며 겸손해 한다.
한국음악의 가능성과 유창한 영어실력을 갖고 미국 시장에서 승부수를 던진 보아, 세븐, 소녀시대, 원더걸스 등 많은 가수가 있었다. 장벽은 높았고 시장은 광범위했다. 노력한 만큼 영향력을 미치기란 수월하지만은 않은 경험을 갖고 있던 상황에서 싸이의 뜻하지 않은 해외 ‘강제 진출’과 팬덤 현상은 더욱 의미 있는 일로 다가온다.
싸이는 저스틴 비버의 기획사 측과 손잡고 다양한 프로모션을 준비 중이다. 국내에서 최근 연 ‘싸이 흠뻑쇼’의 열기처럼 해외에서도 콘서트 욕심을 갖고 있는 그가 한국음악의 저변확대를 위해 치열한 쇼로써 신명을 알리기를 기대한다. (Photos by Psy's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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